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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적/소설

[소설 리뷰] 지뢰 글리코 - 아오사키 유고(미스터리/두뇌배틀/추리소설)

by 김진격 2025.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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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소설 리뷰이므로 약간의 스포성 발언이 있을 수 있으나, 줄거리 반전 등 최대한 스포일러를 피해 작성하였습니다.

읽은 이유

 이 작품은 2024년 일본 미스터리 문학계를 휩쓴 작품이다. 몇년 전 9관왕을 휩쓸었던 '흑뢰성'을 넘어서 10관왕을 석권하며 작년 한해 일본 미스터리 문학을 재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만화로는 카이지나 라이어 게임, TV 예능으로는 더 지니어스로 대표되는 두뇌 배틀류 작품을 무척이나 좋아했기에 무척이나 기다리던 작품이였고 한국어판이 출판되자마자 구매해서 읽게 되었다. 

줄거리

‘이모리야 마토’는 역시, 승부에 강하다

평온한 날을 꿈꾸는 여고생 ‘이모리야 마토’는
친근한 놀이에 규칙을 추가한 ‘변형 규칙’ 게임에 휘말린다

몰래 설치된 함정을 예측하며 가위바위보로 계단을 오르고, (지뢰 글리코)
백 장의 카드를 번갈아 뒤집으며 상대보다 먼저 짝을 맞춰야 한다. (스님 쇠약)
각자 규칙을 추가해 다섯 가지 손 모양으로 가위바위보를 겨루고, (자유 규칙 가위바위보)
‘암살자’와 ‘표적’으로 나뉘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도전한다. (달마 인형이 셈했습니다)

차례차례 강자를 쓰러트린 ‘이모리야 마토’가 도달한 최후의 게임은?
그리고, 이 치열한 승부의 진짜 목적은?

장점

 이 작품은 '이모리야 마토'라는 여고생이 친근한 놀이에 규칙을 추가한 '변형 규칙' 게임을 통해 상대와 겨루는 두뇌배틀을 기반에 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챕터마다 한가지 변형규칙 게임을 다루고 있어서 큰 하나의 줄거리는 있지만 챕터별로 마치 단편집과 같은 느낌을 준다. 일단 제목과 같은 지뢰 글리코 챕터는 가위바위보 계단 오르기라는 단순한 게임에 특정 계단에 지뢰를 설치하여 상대와 겨루는 게임으로 심플한 게임이지만 이 작품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확실히 보여준다. 세번째 챕터 자유 규칙 가위바위보는 이 작품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챕터로 변형규칙을 통한 두뇌배틀이 심플하면서도 가장 재미있었다. 마지막 챕터인 포룸 포커는 이 작품의 대미를 장식하는 챕터로 두 참가자의 두뇌배틀이 굉장히 즐거웠던 챕터였다. 간혹 이 작품이 추리소설이 맞는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작품은 최근 일본 추리소설계의 트렌드인 다중추리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다중추리 소설이란 하나의 사건이나 미스터리에 대해 복수의 탐정이나 인물이 각기 다른 추리와 해석을 제시하고, 독자가 그 중에서 진실을 가려내야 하는 형식의 추리 소설을 말한다. 일반적인 추리 소설과는 달리 여러 개의 추리 이론이나 결론이 동시에 전개되며, 그 중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릴 수 있다. 이 소설은 두 인물이 각 게임을 맞붙으며 일종의 필승법을 제시하는데, 그것을 일종의 탐정소설의 추리로 볼 수 있다. 탐정은 사건에 대한 해법을 추리로서 제시한다면, 이 작품은 두뇌배틀의 해법을 각 인물의 필승법으로 제시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렇게 이 작품이 다중추리를 두뇌배틀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시켰기 때문에  10관왕이라는 대업을 달성할 수 있지 않았다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또한 두뇌배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친절하게 그림을 중간 중간 넣어서 이해를 돕고 있다. 특히 마지막 챕터인 포룸 포커에 이르러서는 배틀이 조금 복잡해 지기 때문에 이러한 삽화가 이해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단점

 아오사키 유고는 추리소설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작가의 대표작인 우라조마 덴마 시리즈에서와 마찬가지로 라이트 노벨에 가까운 서술을 보여주는데, 이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개별의 챕터들은 재미있었음에도 큰 줄기의 사건은 별로 흥미롭지 않았던 점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각 챕터의 두뇌배틀에 집중한 작품이고 각 챕터를 아우르는 하나의 사건은 그렇게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느정도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긴 했다. 좀 아쉬웠던 챕터는 두가지인데 스님 쇠약과 달마 인형이 셈했습니다이다. 스님 쇠약은 두뇌 배틀이 게임 자체가 아닌 게임 외적인 부분에 집중이 되어 있고, 두뇌 배틀을 접했던 사람이라면 기시감이 드는 전개가 아쉬웠다. 달마 인형이 셈했습니다는 중후반의 전개까지는 괜찮았는데, 마지막 해법이 너무 반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실망스러웠던 부분이 있었다. 

결론

 두뇌 배틀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선물 같은 추리소설이다. 앞으로도 두뇌 배틀류를 다룬 추리소설이 많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적인 평점

★★★★★★★★★☆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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